지난 12월 송년 술자리로 서울을 자주 다녀 왔답니다.
12월 중 어느 날 청량리행 7시 기차를 타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아침 반주도 한잔 곁들이고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도반이 보내준 털이든 바지를 입으니 아주 따듯한데 딸아이가 당뇨 환자는 특히 겨울에 발이 따뜻해야 하니 서울 가시면 따뜻한 신발을 사 신으라고 통장에 돈을 입금해 주고, 손자가 기차역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는데 직장 쉬는 날 코를 맛있게 골며 자고 있기에 택시를 불러 서울행 기차에 올랐지요.
전화기에 헤드폰을 연결,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서 얼마 전 친구가 보내준 ‘12월의 엽서’를 떠 올려 봅니다.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 전에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에 감사하며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옵소서,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 방을 하나 그려진 감사 카드 하나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을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하겠습니다.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란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힘들어도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옵소서,
12월엔 묵은 달력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겠습니다.
가자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시간들이여…
저절로
해도야 절로 가니/달도야 절로 가고/사는 일도 절로 가니/죽는 일도 절로 가지//못난 나도 절로 절로/잘난 너도 절로 절로//너 절로/나 절로/우리 모두 저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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