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난 제47회 정선아리랑제가 지난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2년간 개최되지 못한 뒤 열린 행사라서인지 최근 몇 년간 지켜본 아리랑제 중에서는 제법 많은 관객들이 모였다. 먹거리 부족 등 주민들의 불만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잘 치렀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번 아리랑제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총감독을 맡겨 축제를 개편하려는 시도가 반영된 첫 아리랑제이고, 축제를 직접 진행하는 아리랑제 스태프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2년이라는 공백의 무게도 상당했으리라 짐작되기 때문이다.
먹거리가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면 앞으로 확대하면 될 일이고 주민 참여가 미진한 것은 독려하고 정성을 쏟으면 되지 않을까. 특히 유명 가수를 초청하고 이를 매개로 많은 관객을 무대 앞으로 불러 모은 것은 민요축제의 본질을 과하게 흐리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나쁘지 않은 시도였고 성과도 상당했다고 본다. 다만 지역의 대표축제인 아리랑제가 배려해야 하는 대상에 대하여는 지적하고 싶다.
축제의 피날레라 할 수 있는 폐막식에는 정동원이라는 트로트 아이돌 가수가 무대의 마지막을 꾸몄다. 당시 현장에는 4000~5000명의 관객이 있었는데, 외지에서 온 정동원 팬클럽이 어림잡아 700명 정도를 차지했다. 이들은 지역주민들보다 일찍 도착해 무대 앞쪽 가장 좋은 자리를 잡았다. 그중 한 관객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정동원 따라 전국을 돌아다닌다. 그제 문경에도 다녀왔는데 여기는 자리를 뒤로 빼지 않아서 너무 좋다”고 했다. 보통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축제에 가면 팬클럽은 뒷자리로 빼고 주민들을 앞에 앉히는데 정선은 그런 것이 없으니,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규모 있는 지역 행사의 경우 유명 가수를 섭외한 뒤 행사 주최 측은 매니지먼트회사와 팬클럽에 ‘이번 행사는 지역 주민을 위한 행사이고 유료공연도 아니기 때문에 외지에서 온 팬클럽은 무대에서 먼 쪽에 배분될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역 축제는 지역 주민이 주인이 되어야한다. 특히 이번 폐막식 같은 좋은 공연을 기획했다면 지역의 노인과 어린이, 저소득층·장애인 등 문화소외계층이 우선 배려되어 즐길 수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내년 아리랑제에는 좋은 객석 구역에 ‘정선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자리이오니 양보를 부탁드립니다’, ‘지역의 어린이와 특별초청대상을 위한 자리입니다’라는 팻말을 세워지기를 바라본다. 주최 측이 그런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 자세로 축제를 기획한다면 주민들의 참여도도 높아질 것이고, 나아가 지역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로열티도 높아질 것이다.
BEST 뉴스
-
북소리 따라 번진 웃음…손풍금에 실어 보낸 스무 해의 축하
북소리가 둥글게 퍼지자 객석에서 박수가 피어났다. 통기타의 맑은 선율 위로 손풍금의 정겨운 가락이 포개지자 굳어 있던 얼굴에도 하나둘 웃음이 번졌다. 주민들이 매주 한자리에 모여 다듬어온 음악은 이날 무대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선물이 됐다. 북평면 남평 강변마을 ... -
광부 떠난 1만4천 평 아파트 터…파크골프로 사북을 깨우자
정선 관내 흩어진 54홀·6천여 객실 연계해 전국대회와 체류형 관광 기반으로 한때 광부와 그 가족들의 삶을 품었던 사북광업소 아파트단지가 철거된 지 10년이 넘었다. 웃음과 발걸음이 오가던 자리는 이제 4만6천㎡의 빈 땅으로 남아 있다. 석탄산... -
40년 공직 마치고 양봉인 변신…벌 300군으로 일군 연 매출 1억원 ‘꿀맛 인생 2막’
“벌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정성을 쏟은 만큼 달콤한 꿀로 답하고, 제 인생의 두 번째 봄까지 열어줬으니까요.” 정선군청에서 40년간 공직생활을 하고 기획감사실장을 끝으로 부이사관으로 명예퇴직한 박명섭(70 사진) 아리벌양봉원 대표. 그는 요즘 공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꿀맛 인생 2막’을 살... -
“강원랜드 고객 모두를 범죄자로 모나”…폐광지역 ‘생존권 투쟁’ 선언
금융당국이 강원도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강원랜드 카지노(사진)고객확인제도(CDD)를 모든 이용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폐광지역의 분노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강원랜드 이용객을 사실상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과 함께 매출·폐광기금·배당금 감소가 지역경제 붕... -
신동읍 한복판에 워터파크가 뜬다
정선군 신동청소년·아동장학복지센터(센터장 최종주)가 무더위에 지친 청소년과 주민들을 위해 도심형 물놀이장을 선보인다. 센터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사흘간 센터 일원에서 ‘2026년 지역연계활동 워터밤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물놀이 시설이 부족한 지역 여건을 고려해 청소... -
새만금 카지노 추진·고객 금융정보 규제에 폐광지역 강력 반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추진과 강원랜드 이용객의 금융·신원정보 기록을 강화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움직임에 맞서 폐광지역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역살리기공추위(위원장 안승재)는 16일 공추위 사무실에서 집행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폐광지역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세운 강원랜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