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공간에 예술가들의 훈김을 불어 넣고 싶어요”
올해 3월 18일~20일까지 곧 허물어질 예정인 옛 사북초등학교에 작별 인사를 건네는 다원 예술 작업 ‘잘가, 사북초등학교’가 진행 되었다.
정선 지역 예술가 3인의 작품들과 전시첫날 시작을 알리는 무용수들의 공연이 함께 선보였다. 이날 무용수들의 공연을 연출한 임선영(52세·사진) 안무가는 무용을 기반으로 다원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창작 그룹 ‘아트먼(atmen)’의 대표이다. 그는 작년에 정선으로 주소를 옮기고 정선 사람이 되었다. 그를 만나 귀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충남에서 태어난 그는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의 재능을 발견한 어머니의 뒷받침으로 고교까지 한국무용, 발레 등의 무용을 배워 나갔다. 고교 졸업 후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된 그는 춤, 연극, 미술의 경계를 허문 탈장르 양식인 탄츠테아터의 창시자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모교인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예술학교(Folkwang Universität der Künste) 무용과에서 수학했다.
그는 피나 바우쉬 선생의 마지막 제자이기도 하다. 7년간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한 유명한 예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많은 공연들을 이어 나갔다. 2008년에 유학 시절 만난 남편과 결혼하며 한국을 떠나 파리를 거쳐 독일에서 생활 하였다. 물론 외국에 있으면서도 작품 활동은 꾸준히 이어 오며 안무가의 길을 걷고 있었다.
2009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도시에 홀로 남았던 어머니가 사촌 동생이 살고 있는 정선의 자연에 반해 귀촌하셨다. 독일에 살던 그는 한국에 귀국하면 어머니가 살고 계신 정선을 자주 방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초기 독일이 코로나가 창궐해서 잠시 바이러스를 피해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었는데 정선에서 코로나 시절 2년을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귀촌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남편도 독일 본사 근무를 마치고 한국 지사 발령을 내서 자연스럽게 그의 귀촌을 도왔다.
주소 이전을 하고 정선 주민이 되며 그는 정선여성새로일하기 센터에 등록해 디저트 만들기 창업반에서 디저트 베이커리를 배웠다. 무용공연 퍼포먼스에 달달한 디저트를 콜라보해서 관객들에게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디저트카페 창업반 교육을 마친 그가 다음으로 인연이 닿은 곳은 사북의 도시재생센터의 나비캠퍼스였다.
“제가 다니던 대학이 독일의 유명한 탄광지역인 에센 지역에 있었는데 그곳의 졸페라인 탄광은 정선의 관계자들도 많이 방문해 도시재생의 모델로 삼는다 하시더군요” 도시재생센터와 일을 하게 된 그가 지역 예술가들의 전시회 오프닝 공연으로 만든 ‘잘가, 사북초등학교’ 무용 공연은 많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그는 그렇게 버려진 건물에 공간이 내포한 스토리를 확장시키고, 버려진 건물에 계속해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기억해 내며 지역재생 사업이 예술가들의 훈김을 불어 넣고 싶어 했다. “정선에서 하는 무용가들의 축제를 하고 싶어요. 산이 가까이 있고 물도 있으니 이 느낌을 바탕으로 자연과 버려진 공간들이 무대가 되는 퍼포먼스를 꿈꾸고 있어요.” 그 생각의 하나로 지난해 겨울부터 사북의 화절령에 위치한 도롱이 연못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어 올 가을에 영상으로 선 보일 예정이다.
BEST 뉴스
-
북소리 따라 번진 웃음…손풍금에 실어 보낸 스무 해의 축하
북소리가 둥글게 퍼지자 객석에서 박수가 피어났다. 통기타의 맑은 선율 위로 손풍금의 정겨운 가락이 포개지자 굳어 있던 얼굴에도 하나둘 웃음이 번졌다. 주민들이 매주 한자리에 모여 다듬어온 음악은 이날 무대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선물이 됐다. 북평면 남평 강변마을 ... -
광부 떠난 1만4천 평 아파트 터…파크골프로 사북을 깨우자
정선 관내 흩어진 54홀·6천여 객실 연계해 전국대회와 체류형 관광 기반으로 한때 광부와 그 가족들의 삶을 품었던 사북광업소 아파트단지가 철거된 지 10년이 넘었다. 웃음과 발걸음이 오가던 자리는 이제 4만6천㎡의 빈 땅으로 남아 있다. 석탄산... -
40년 공직 마치고 양봉인 변신…벌 300군으로 일군 연 매출 1억원 ‘꿀맛 인생 2막’
“벌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정성을 쏟은 만큼 달콤한 꿀로 답하고, 제 인생의 두 번째 봄까지 열어줬으니까요.” 정선군청에서 40년간 공직생활을 하고 기획감사실장을 끝으로 부이사관으로 명예퇴직한 박명섭(70 사진) 아리벌양봉원 대표. 그는 요즘 공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꿀맛 인생 2막’을 살... -
“강원랜드 고객 모두를 범죄자로 모나”…폐광지역 ‘생존권 투쟁’ 선언
금융당국이 강원도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강원랜드 카지노(사진)고객확인제도(CDD)를 모든 이용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폐광지역의 분노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강원랜드 이용객을 사실상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과 함께 매출·폐광기금·배당금 감소가 지역경제 붕... -
신동읍 한복판에 워터파크가 뜬다
정선군 신동청소년·아동장학복지센터(센터장 최종주)가 무더위에 지친 청소년과 주민들을 위해 도심형 물놀이장을 선보인다. 센터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사흘간 센터 일원에서 ‘2026년 지역연계활동 워터밤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물놀이 시설이 부족한 지역 여건을 고려해 청소... -
새만금 카지노 추진·고객 금융정보 규제에 폐광지역 강력 반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추진과 강원랜드 이용객의 금융·신원정보 기록을 강화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움직임에 맞서 폐광지역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역살리기공추위(위원장 안승재)는 16일 공추위 사무실에서 집행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폐광지역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세운 강원랜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