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마음 씀씀이를 하늘처럼 푸르게 하고 태양처럼 밝게 하여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재주와 지혜는 옥돌이 바위 속에 박혀있고, 진주가 바다 깊이 잠겨 있는 것처럼 남들이 쉽게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옛날에 한 지혜로운 장수가 병사들을 이끌고 싸움터에 나갔다. 그런데 적의 숫자는 아군의 서너 배에 달했다. 이 사실을 안 병사들은 미리 겁을 먹고 싸움에 나서기를 꺼렸다.
그러자 장군은 병사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모름지기 싸움의 승패는 천지신명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이다. 신은 반드시 우리를 도울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압니까?”
“지금부터 내가 이 엽전을 높이 던질 것이다. 엽전이 땅에 떨어졌을 때 글씨가 있는 면이 보이면 신이 우리를 도울 것이니 공격할 것이고, 그 뒷면이 나오면 신이 우리를 돕지 않을 것이니 퇴각할 것이다. 자 어떤가?”
“알겠습니다. 장군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장군은 엽전을 높이 던져 올렸다.
“와! 글씨가 보인다.”
땅에 떨어진 엽전은 과연 글씨가 있는 면이 하늘로 향해 떨어져 있었다. 장군은 다시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자, 아직도 신의 뜻을 확인하지 못한 사병이 있다면 엽전을 다시 한번 던져보겠다. 이번에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내 뒤를 따르겠는가?”
“물론입니다.”
이번에도 글씨가 있는 면이 하늘로 향해 있었다. 병사들은 금시 사기가 올랐고, 그 기세를 몰아 적을 공격해 승리를 거뒀다.
전쟁이 끝난 뒤 장군의 참모가 장군에게 물었다.
“우리는 운이 좋았습니다. 만약 엽전이 반대로 떨어졌다면 우리는 퇴각했어야만 했을 텐데요!”
그러자 장군은 빙그레 웃으며 참모에게 엽전을 보여 주었다.
엽전은 앞뒤에 모두 글씨가 있었다.
-이야기 채근담-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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