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 말기에 진식(陳寔)이란 사람이 태구현(太丘縣)의 현령으로 부임해 왔다. 그는 거만하지 않고, 남의 어려움을 잘 알며, 일을 하는데 공정했으므로, 고을이 잘 다스려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농사가 흉작이 되어 백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때였다. 진식이 책을 읽고 있자니 한 사나이가 그의 방으로 숨어 들어와 살짝 대들보 위에 엎드렸다. 도둑이라고 생각한 진식은 모르는 체하고 있다가, 잠시 후 아들과 손자들을 불러들여 정색을 하고 훈계를 하였다.
“무릇 사람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쁜 사람이라 해도 다 본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 행실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본성이 되어 나쁜 짓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도 그렇다.”
진식의 말에 감동되어 도둑은 대들보에서 내려와 방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벌을 받기를 자청했다. 진식은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말하였다.
“그대의 얼굴이나 모습을 보니 나쁜 사람 같지는 않네. 아마도 가난에 못 이겨 한 짓이겠지.”
진식은 도둑에게 비단 두 필을 주어 돌려보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그의 고을에서는 도둑의 그림자가 끊어졌다고 한다.
무위자연(無爲自然)
김 한 경
계곡의 바위가
층층이 쌓였어도
틈새를 찾아 돌아
물은 흐르고
숲들이 무성하게
산을 덮어도
비바람 불고
햇살 스미니
꽃은 피고
새들은 노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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