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암댐을 향한 정선군민들의 우려
최광호 기자
송천 상류에 위치한 도암댐은 180 GWh라는 적지 않은 전력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지난 1991년 발전용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1995년 선택취수탑 공사 과정에서 방류된 하부 퇴적물이 송천과 조양강을 오염시키면서 상시방류구가 폐쇄됐다. 이어 2001년에는 강릉 남대천 수질 문제로 법원이 방류중지 가처분을 내리면서 사실상 발전용 댐으로서의 역할은 중단됐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수해 피해가 이어지자 도암댐의 존치 여부와 활용 방안이 쟁점이 됐고, 2003년 9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해 도암댐 문제를 논의, 결국 2005년 12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는 도암댐을 발전용이 아닌 홍수 조절용으로 사용하고, 수질개선조치를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도암댐이 요즘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바로 도암댐의 물을 도수로를 통해 강릉으로 내려보내, 강릉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에 물이 끊겼을 때 물 한 통 나눠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 강릉시민들이 기록적인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 앞에서 긴급한 급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선군민들도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수원이 이 기회를 빌미로 다시 ‘발전방류’를 시도할까 하는 데 있다. 연 180Gwh라는 발전량은 돈으로 환산하면 약 2백억 원 규모다. 하지만 정선군민들에게 물은 돈이 아니라 생명줄이며, 생태계의 기반이다. 사람과 생명이 우선이라는 대원칙을 흔들 수는 없다.
도암댐 해법은 이미 2005년 국정 차원에서 결론이 났다. 발전용 댐이 아니라 홍수 조절과 수질 개선을 위한 시설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수원이 더 이상 도암댐을 쥐고 있을 이유가 없다. 전기발전회사에 맡겨져 있는 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도암댐 관리 주체는 한수원이 아니라 수자원공사와 지자체로 이관해 공동 관리해야 한다. 도암댐의 존치는 지역 공동체와 생태계를 위한 방향으로만 논의돼야 한다. 주민들의 바람처럼 철거 논의까지 포함해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대 국가에서부터 치수는 행정의 기본이다. 물이 곧 생명이기 때문에 그렇다. 강릉의 물 부족은 정선 주민에게도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상기후에 대비해야 하는 한편, 생태계의 보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돕는 것은 도리이다. 그러나 ‘긴급 급수’가 ‘발전방류’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 도암호에 차있는 물은 전기 생산의 도구가 아니라 정선의 생명이며 동강생태의 젖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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