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돌,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정선신문 발행인 최광호
안녕하십니까.
정선신문 발행인 최광호입니다.
정선신문이 어느덧 창간 10돌을 맞았습니다. 지난 10년간 전폭적 지지와 따뜻한 사랑을 보내주신 애독자 광고주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보살핌이 있었기에 정선신문이 지난 10년간 크고 작은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지역언론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창간기념일은 본래 4월 7일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날이 국회의원 선거기간이었던 터라 기념행사를 열기가 여의치 않아 그냥 지나갔습니다만 10주년을 그냥 넘기기가 아쉬워 지역 축제들이 끝나고 연말이 오기 전 적절한 시기를 잡았습니다.
지금의 정선신문은 제가 서른세 살 되던 2014년 ‘정선의 목소리, 지역의 파수꾼’이라는 멋진 기치를 내걸고 창간됐습니다. 하지만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좀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정선에 내려오기 전 아주 작은 신문사부터 꽤 큰 신문사까지 두 번의 스카웃을 거치며 기자로 활동했고,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제2금융과 보험 분야만 6년 정도 출입한 기자였습니다. 창간 준비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왜 내려왔냐?”는 것이었고, 몇몇 분들은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정선신문을 창간하게 된 이유, 즉 “왜 내려왔냐”는 물음에 대한 답은 ‘정선의 목소리, 지역의 파수꾼’ 같은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들이었습니다. 창간 2년 전인 2012년 종편채널 개국으로 인한 기자들의 연쇄 이동에서 메이저 매체로 옮기는데 실패한 것이 큰 이유가 됐고, 제가 집을 비우는 하루 평균 14시간 동안 작은 아파트에서 홀로 생후 6개월 배기 아기를 기르느라 우울증을 겪는 아내의 모습도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선배로부터 지역 신문사업에 대해 듣게 되었고,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정선, 또 강원랜드라는 캐시카우까지 우뚝 서있는, 거기다 경쟁사도 없는 정선은, 당시 제 눈에는 아주 괜찮은 신규 로컬미디어 사업 대상지였습니다. 금융계에 오래 출입한 덕에 약간의 사업자금은 얻을 자신이 있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고생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정선으로 내려올 당시 아내에게 지금 받는 월급의 최소 두 배는 벌어다 주겠다고 했는데, 10년 전 그 당시 받던 급여를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제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그 덕분에 얻게 된 것도 많이 있었습니다. 전업 주부였던 제 아내는 안 되겠는지 혼자 공부해 마흔 줄에 공무원이 되었고 그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들도 자수성가를 목표로 하는 똑똑한 초등학생으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정선신문사 역시 한정된 매출로 버틸 수 있도록 아주 타이트한 체제를 갖추고 있어 큰 욕심만 안내면 폐간할 일은 없게 잘 정비됐습니다. 어려움들이 없진 않았지만 창간 당시, “어찌 됐든 10년은 해봐야 한다”는 제 자신과의 약속도 지켰습니다.
지난 10년 크게 이룬 것은 없지만, 서울에서 기자 경력을 이어갔을 때 보다 적어도 저 자신은 더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제 곁에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있었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언론인으로서도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고 사람 냄새나는 사람들과 즐겁게 상대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기회를 주신 제 고향 정선에, 모든 정선사람들께 감사드립니다.
정선신문은 지역사회의 공기로서 가지는 언론의 소임을 다하되, 지역 사회의 분열이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을 주의해야 하고, 특정 세력에 편향되지 않아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하고, 때문에 이따금 구설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선신문이 창간 이래 지금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지역에 뿌리를 박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구독자와 광고주, 정선군민과 출향인사 덕분입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차라리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습니다. 언론을 육성하고 신문에 담긴 날카로운 비판에 기꺼이 귀를 기울인 제퍼슨은 훗날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덕성과 중립성이 담보된 지역신문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정선신문이 정선의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을 제안하는 역할에 역량을 더욱 결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후원과 사랑, 관심과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정선신문은 앞으로도,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문, 신뢰받는 언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0월 14일 창간 10주년 기념식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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