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어떠한 대상을 바라보며, 눈에 보이는 이미지와 그리고 그 너머의 것들을 그리면서 대상을 관찰하고 사유하는 과정. 이것이 내가 이 지역에 머물면서 연결되고 살아가는 방식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비가시적 영역의 빛이 닿지 않는 존재들로 과거의 시공간을 현재로 끌어와 스스로 빛을 내며 호흡하는 숨의 형상으로 시각화한다.
‘상흔 너머에’라는 작업은 매일 지나가면서 보게 되는 익숙한 나무의 잘라진 단면을 들여다보며 시작되었다. 주변의 개발과 풍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남겨진 상처의 흔적은 매순간 알아차리지 못하게 아주 천천히 순환하며 다시 자라나고 있다.
로컬에서 생존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의도치 않게, 혹은 고의적 생채기를 주고 받으면서 다시 또 치유되는 것을 반복하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 베어진 나무가 뿌리내린 보이지 않는 땅 밑의 가지들도 내 몸 안의 핏줄처럼 삶을 지탱하고 있다. 우리의 뿌리는 어디를 향해 뻗어나 가고 있는가. 어떠한 흠집이 생겨도 단단히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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