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면 무료화 1년 만에 주민 일상 바꾼 ‘생활복지’로… 2019년보다 이용객 223% 증가

정선에서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다.
요금은 ‘0원’이다. 버스에 오르면 교통카드를 찍지만 돈은 빠져나가지 않는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내리면 된다. 정선군민은 물론 정선을 찾은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카드는 찍지만, 버스비는 없다.
지난해 7월 전면 무료화된 와와버스(사진)가 시행 1년 만에 연간 이용객 1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며 정선의 대표적인 생활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선군은 지난 2020년 전국 내륙권 최초로 버스 완전공영제를 도입해 지역 여건에 맞는 공공교통체계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관내 모든 공영버스를 전면 무료화하면서 군민과 관광객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교통복지 시대를 열었다.
성과는 이용객 증가로 나타났다.
2025년 한 해 동안 와와버스를 이용한 사람은 98만8천여 명에 달했다. 올해도 1월부터 5월까지 42만2천여 명이 이용하면서 연간 1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완전공영제 도입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약 223%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와와버스가 바꾼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어르신들은 장날 시장에 가거나 병원과 약국을 오갈 때 버스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학생과 청소년에게는 등하교와 외출의 발이 되고, 승용차가 없는 주민에게는 읍·면과 마을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활 기반이 됐다.
버스 한 번 타는 데 드는 돈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병원과 시장을 자주 오가는 주민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왕복 교통비가 한 번, 두 번 쌓이면 한 달 생활비의 부담이 된다.
무료버스는 그 작은 부담부터 없앴다.

<지난해 7월 전면 무료화된 와와버스가 시행1년 만에 연간 이용객1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며 정선의 대표적인 생활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와와버스를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주민의 일상과 지역을 연결하는 생활 기반으로 보고 있다.
정선은 넓은 면적에 마을이 분산돼 있고 고령 인구 비율도 높아 대중교통의 역할이 어느 지역보다 중요하다.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문화생활을 누리는 일까지 결국 ‘이동할 수 있는가’의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 군수는 이러한 지역 현실을 바탕으로 버스 완전공영제와 전면 무료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와와버스의 변화는 ‘무료’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민이 불편하다고 말하면 버스의 길도 바뀐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선읍 북실리 현대아파트와 미소빌 아파트 구간이다. 기존에는 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4차선 도로를 건너 터미널까지 이동해야 했다. 군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개선했고, 이제는 아파트 인근에서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게 됐다.
거창한 시설을 새로 짓거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도 아니었다.
버스가 사람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갔을 뿐이다.
그 작은 변화가 어르신에게는 안전이 되고, 주민에게는 편리함이 됐다.
정선군은 이처럼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노선 개편과 배차시간 조정, 운행 횟수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실제 이용자 중심의 공공교통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반시설도 확충했다.
AI 기반 무료 이용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선읍과 고한읍 터미널 환경을 개선했다. 5개 읍·면에는 공영버스 차고지를 조성하고 전기버스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안정적인 운영 기반도 마련했다.
친환경 교통체계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정선군은 전기 저상버스 14대를 운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모든 공영버스를 저상전기버스로 전환해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버스 운행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연간 약 400톤에 이른다.
정선의 실험은 전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와와버스는 2025년 대중교통 경영 및 서비스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대중교통 시책평가에서도 3회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정선형 공공교통 모델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승준 군수는 “와와버스는 정선군민의 일상과 지역의 변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생활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통 접근성 향상과 친환경·스마트 교통체계 구축을 통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정선형 공공교통 모델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버스비는 ‘0원’이 됐다.
그러나 주민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오히려 더 많아졌다.
정선의 와와버스가 지난 1년 동안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다. 김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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