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 없이 길을 낸 사람…한문학 외길 65년, 정선의 ‘살아있는 서당’

스승의 날, 화려한 이력 대신 ‘배움의 의지’로 기억되는 스승이 있다.
평생 한문학의 길을 걸어온 원토 김종복(80·사진) 선생이다.
1946년생인 그는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난 속에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그러나 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15세에 한문학에 입문한 뒤, 스승 없이 홀로 경전을 파고들며 학문의 길을 열었다. 그의 공부는 학교가 아닌 삶 그 자체였다.
1983년 정선향교에 들어서며 학문의 폭을 넓힌 그는 지역 유학 발전의 중심에 섰다. 1987년 정선 한시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향교지 편찬에도 참여하며 지역 전통문화의 뿌리를 다졌다.
늦깎이 학자의 도전은 결실로 이어졌다. 2018년 ‘조선 과거대전’ 한시 백일장에서 급제하며 전국적 실력을 인정받았고, 정선향교 전교를 맡아 지역 유림을 이끌기도 했다.
지금도 그의 공부는 현재진행형이다. 매주 정선문화원에서 제자 6명을 대상으로 한문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글자 풀이가 아니라, 사서삼경과 『자치통감』을 바탕으로 삶의 이치를 전하는 ‘사람 공부’다.
저술 활동도 꾸준하다. 『정선 아리랑과 한시의 만남』, 『원토의 한시사랑』 등은 지역 문화와 전통을 기록한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
김종복 선생은 말한다.
“배움은 끝이 없고, 사람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 진짜 공부입니다.”
학력도, 환경도 그를 규정하지 못했다. 오직 배움 하나로 평생을 밀어 온 한 사람. 원토 김종복의 삶은 지금, ‘참스승’이란 무엇인지 조용히 묻고 있다. 임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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