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12경은 1997년 영월댐 건설의 급박한 시기에 시민단체와 뜻있는 주민이 동강이 시작되는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평창 미탄을 거쳐 영월댐 건설예정지 섭새까지 수없는 답사결과로 탄생하였다.

이는 동강 유역의 생태문화적 경관을 국내외로 널리 알려 동강 댐건설을 저지해 동강의 총체적 자연과 문화유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취지였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독특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생명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어름치와 수달이 헤엄치고 비오리, 원앙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주민의 생활과 역사문화를 담고 있다.

동강을 따라 흐르면서 동강 제1경부터 12경의 정겨움을 살피며 걸어보자.

 

 

 

 

 

신동읍 재넘어마을 고성리 보호수 거대한 느티나무 있는 창말 다리 건너에 에스키모의 흰 돔형의 동강 고성탐방안내소가 있다. 동강 입구 4곳에 있는 안내소 중 하나다. 이곳에서 길이 갈리며 왼쪽 연포방향으로 작은 고개 넘어 덕천리 마을회관을 지나 길게 밀고 나가는 물레재로 올라선다. 

 

 

 

건너 옆으로 산자락 끝에 고성산성이고, 뒤로 강 건너 백운산의 높고 낮은 칠족령 봉우리들을 마주한다.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 최근에는 보기 쉽지 않은 무덤가 할미꽃과 뻐꾹채 꽃이 흐드러진 전주 이씨 묘원과 고개 끝에 잘생긴 엄나무가 성황당을 지키고 있다. 뒤로 산마루에 손전화 송신탑이 수많은 소식을 하늘로 뿌리고 있다. 이내 길은 꼬불꼬불 강물을 향해 달려 내려가며 바새마을 앞으로 뼝창이 길게 펼쳐 마주하며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 

 

 

 

물레재에서 내려가는 정경이 비행기에서 연착륙하는 기분에 바새 앞 뼝대가 확대되어 천상에 드는 기분이다. 바새는 마을 앞으로 퇴적된 모래사장이 있어 생긴 이름으로 행정명은 소사(所沙), 지금은 자갈과 섞여 마을의 앞 병창과 같이 길게 펼쳐 장관을 이룬다.

 

 

 

 

 

바새마을 앞 병창은 칠족령에서 연포 잠수교까지 높은 뼝대가 길게 이어지고, 마을 앞 물길 따라 병풍같이 펼쳐진 석회암 단애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준다. 절벽의 능선에는 소나무, 사면에 석회암을 즐기는 회양목, 하단으로 3월이면 동강할미꽃을 피우는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물을 건너거나 뼝대에서 내려와야 해 접근이 불편하다. 

우리 주변의 민들레는 모두 서양민들레이지만 이곳 강변의 민들레는 흔치 않은 토종 민들레며 대국 등 많은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제장마을의 하방소가 지척이다. 

 

 

 

 

 

 

 

마을 앞 뼝창은 마고할멈이 은가락지를 잃고 이를 찾으려고 손가락으로 벅벅 굵어 험하게 생겼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흥미를 더해준다.

 

 

 

동강의 급한 물살은 이웃 상류 제장마을에서 하방소를 빠져나오며 실어온 모레를 계속 쌓아 구룽이 형성되어 물길 따라 사람들이 살기 좋은 마을이 형성되어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왔다. 

지금은 바새 앞 강변 넓게 물이 고여 호수같이 잔잔해 소골 취수장 아래 제장교에서 출발한 레프팅이 격한 여울과 무섭게 휘도는 하방소를 겨우 빠져나와 한숨을 몰아쉬며 몸을 푸는 레프팅의 쉼터가 되고 있다. 

마을 앞 잔잔한 물은 연포다리로 서서히 내리며 손톱에 굴곡진 뼝대에 까마득히 걸린 ‘하늘벽 유리다리’가 돋보인다. 도회지에서 차로 이 다리를 넘으려는 탐방객도 종종 마을을 찾아와 쳐다보고는 못내 아쉬워하며 떠나곤 한다.

 

 

 

동강의 물과 마고할멈 전설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뼝대를 마주하는 연포 가는 마을 중앙에 아늑한 덕천교회(최기수 목사)가 자리해 지역주민과 탐방객의 정겨운 안식처가 되어 항상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바새마을 앞 뼝창은 고성산성에서 보이는 제장마을에서 옛길로 칠족령에 올라 성황나무 쉼터에서 뼝대 능선을 타고 내려가며 연출되는 하늘에서 경관은 끝날 때까지 탄성의 연속이다. 중간에 끊어진 아찔한 절벽 높이 105m에 길이 13m, 폭 1.8m의 ‘하늘벽 유리다리’가 2009년에 만들어져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험로는 연포마을에서 끝난다. 동강의 사행천 실체를 가장 쉽게 바라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즐겁고 스릴 넘치는 멋진 곳이다.

 

 

 

 

 

 

 

이는 백운산 칠족령 능선에서 보는 아찔한 동강의 사행천을 보는 멋진 경관의 축소판으로 ‘하늘벽 유리다리’를 더해주고 있다. 이곳에서도 재넘어마을이 한눈에 들어올 뿐 아니라 영평정 지역을 한 눈에 보고 만날 수 있다. 영평정은 무진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오지의 대명사로 영월과 평창, 정선을 아우르는 말로 그 중에서도 오지이다. 

제장이나 문희마을에서 옛길을 즐기며 올라 칠족령 성황나무 쉼터에서 칠족령 전망대의 멋진 조망을 만끽하고, 서쪽으로 뻗어 내리는 험한 능선을 타며 동강 조망과 주변 경관을 살피며 ‘하늘벽 유리다리’를 건너는 손쉬운 환상적인 코스라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바새 앞 뼝창 날선 능선 이면에는 주민이 평창장을 보러 다니던 편한 옛길도 있어 안전하게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세 방향으로 영평정의 각기 색다른 경관이 돋보인다. 능선이 끝나는 연포마을에서 정선의 땅 끝 마을 거북이로 가는 길목에 아직 동강에 줄배가 유일하게 남아 배로 강 건너 영월 땅 가정마을로 건너간다. 뒷산 능암덕산을 넘으면 영월 동강의 핵인 문산리다. 강 하류 쪽으로 휘돌아 천연동굴의 모습 그대로의 1979년 천연기념물 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이 있는 평창 땅 문희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은 강 건너 연포로 줄배를 타고 2002년 전까지는 마실을 갔었으나 큰 장마가 아니면 이제는 용천수 옆의 낮은 긴 잠수교를 건너다닌다. 동강댐 백지화 후 마을마다 숙원사업인 많은 다리가 놓였으나 지금은 더 크고 높은 다리로 개설되어 이 같은 아담한 잠수교는 동강이 시작 되는 가수리의 북대교와 하귤하의 다리뿐이라 동강과 친숙하게 다리를 건너봄도 좋은 추억이 됨직하다.

마을 끝 다리 아래 정경이 아름답고 맑은 물이 항상 넘쳐흐르는 용출수가 솟아 바새마을의 숨겨진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 마을 사람들이 앞 뼝창 중간에 배로 물을 건너 뼝대를 올라 평창으로 장 보러가는 옛길은 이제 험해 오르기는커녕 흔적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바새 앞 뼝창은 마을과 함께 또 하나의 동강의 숨겨진 보물이다.